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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는 문화와 쉬는 문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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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10-07-1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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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문화와 쉬는 문화
주필 백 요 섭
휴가철이 되면 늘 반복되는 일이지만 미국에 이민을 와서 살아도 우리 한국 사람들이 휴가를 보내는 모습은 한국에서나 미국에서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보통 휴가라고 하면 열심히 하던 일을 멈추고 쉬면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기회를 갖는 것을 의미 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하던 일을 멈추고 쉬는 것을 휴가라고 말 합니다. 그런데 우리 한국인들의 휴가는 쉬는 것이 아니라 더 피곤하게 지내는 것을 휴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곳에 가서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고 먹고 마시고 열심히 어울려 놀고 나서야 휴가를 제대로 보낸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한국인들의 일반적인 생각 입니다.
반면에 미국 사람들의 휴가를 유심히 들여다보면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 않는 산과 바다에 가서 철저하게 방해 받지 않고 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약2년전 씨애틀에서 살고 있을때 필자는 모처럼 휴가를 계획하고 미국 서부 해변길 101번 고속도로를 달려 로스앤젤레스까지 여행을 마치고 돌아 왔던 기억이 생생 합니다. 마음먹고 준비한 자동차에 트레일러를 연결하고 캠핑도구며 음식까지 잔뜩 싣고 달리다가 피곤해 지면 캠핑그라운드의 한편을 빌려 텐트를 치고 하루의 피로를 풀고는 또다시 달리며 미국 서부의 해안 도로를 달리는 맛이란 말로 표현하기가 아까울 것 같아 아끼고 또 아껴 두고 있을 정도 였습니다.
그런데 이 여행길에서 다시 한 번 느껴 본 것이지만 미국인들의 휴가 문화는 누구에게 방해 받지도, 누구를 방해 하지도 않는 아름다운 휴가 문화, 철저하게 쉬는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 였습니다.
이어령 교수는 이런 휴가를 보내는 모습을 한마디로 문화의 차이라고 정의 했습니다. 우리 한국인들은 역사적으로 쉬는 문화의 깊은 맛을 느끼지 못하고 열심히 일만 했던 기억의 한을 가슴에 한처럼 품고 살아온 민족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처럼 찾아온 휴식의 시간과 공간을 철저하게 즐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추며 보내야 직성이 풀리는 것이 우리 민족의 휴가 문화라고 진단한 적이 있습니다.
필자가 본 미국인들의 휴가문화를 보면 조용한 강변이나 바닷가 휴가지에서 책을 읽으며 중년의 부부가 앉아서 찻잔을 들고 정겹게 나누는 대화는 더없이 아름답고 부러운 정경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저녁 석양을 바라보며 다정히 손을 맞잡고 산책하는 미국인들의 평화로운 휴가지에서의 모습과 겹쳐져서 우리네 휴가는 어떤 모습일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는 곳마다 휴가지에서 만날 수 있는 것 몇 가지가 잇습니다. 술 마시고 노래하고 불고기를 구우며 내는 연기가 후각을 자극하는 음식과 함께 언제 부터인가 가라오케가 우리의 휴가문화를 점령해서 고성방가는 휴가지에서 필수가 된지 오래고 급기야는 술에 취해 빚어내는 불상사는 휴가지 어느 곳에서든 볼 수 있는 흔한 모습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더 피곤하고 지쳐서 돌아가도, 그렇게 보내야 휴가다운 휴가를 보낸 것으로 생각하는 휴가 문화에 대해서 이제는 한번쯤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세계 10위권에 드는 경제 규모와 인터넷 문화의 선두주자로서 이제는 쉼의 미학을 새롭게 만들어 가야 하지 않을까요?
오래전에 어느 미국인 친구가 한 말이 지금도 생각 납니다. 미국회사에서 여름휴가를 다녀온 미국인들은 일의 성과가 극대화 되는 반면에 한국인들이 휴가를 다녀오면 휴가 전보다 일의 능률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휴가를 쉼의 기회로 여기는 미국인들은 몸도 마음도 재충전이 되어 더 건강해져서 직장에 복귀해서 일상의 삶을 활기차게 살아가지만, 모처럼의 휴식의 기회를 더 피곤하게 보내고 지쳐서 돌아와 기진맥진한 모습의 우리의 모습은 단순히 문화의 차이로 비교해 버리기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현장이 너무나 힘에 겨운 생존 경쟁의 현장 입니다.
지치고 힘겨울 때는 쉬면서 재충전하지 않으면 에너지가 고갈되고 맙니다. 하나님께서도 6일 동안 일하시고 제7일에는 안식 하셨습니다. 이것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휴식의 의미를 두고두고 되새기게 하는 진리중의 진리 입니다. 이민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네 삶은 열심히 일만 해야 하는 삶의 현장으로 규정되어서 너도 나도 매일매일 휴식 없이 일만 하다가 어느 날 좀 살만하면 병들어 쓰러져가는 이웃들의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만 보아야 하는 지난 세월의 아픔을 곱씹으며 감히 이제는 쉼을 갖고, 지치고 힘든 삶을 휴가를 통해 몸도 마음도 추스르고 돌아보는 지혜를 가지고 살아가시자고 제안을 드리는 것입니다.
인간의 육신도 쉬지 않으면 지치고 마음도 쉬지 않으면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하십시다. 어느 광고의 카피가 생각납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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